저체온증으로 동사한 호세
저체온증으로 동사한 호세
엘 살바도르(El Salvador)는 중앙아메리카에서 제일 작은 나라로 한국의 경상북도 크기와 비슷하다. 협소한 그곳에 630만명이 살다보니 인구 밀도가 높다. 스페인 정복자 뻬드로 알바라도 장군이 엘 삐딸 산(2730m) 을 넘어와 정복한 후 “구세주께 감사하라”며 나라 이름을 살바도르(구세주)로 명명하게했다.
불행하게도 지속된 군벌 독재와 쿠데타, 온두라스와 축구 때문에 벌어진 전쟁(1970), 시민 전쟁(1979-1992) 으로 많은 혼란을 겪었다. 살바도리안 대부분이 유럽 정복자와 인디오의 혼혈인 메스티조들이다. 1892년부터 사용되었던 자국 화폐 콜론은 경제악화로 2001년 폐지되었고, 현재는 미국 달러를 기축 통화로 사용한다.
미 국무부는 심각한 치안 불안을 이유로 미국 시민들의 여행 자제를 선포했고, 만부득이 간다해도 특별한 경계를 명시했다. 수도 산 살바도르, 산 미겔, 산타 에나 등 대표적인 도시들은 낮에는 중남미 여타 도시처럼 뜨랑낄로(평화롭게) 하게 보이지만 밤의 통치자는 엄연히 다르다. 마약 관련 마피아들, 엠 에스(MS-13), MS-18 등 약 5만명의 조폭들이 득시글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살인자의 도시로 악명을 떨친다. 인구 10만명 당 103.1명으로 (미국 4.5명) 범죄가 일상이 되버린 곳이다.
집, 호텔, 차, 일터를 출입 할때가 가장 위험하다. 값비싼 보석류, 액수가 큰 현금이나 직불카드 등을 지참해선 안되고, 운전할 때는 항상 도어를 잠가야하며, 납치 전문가들인 오토 보이들이 차량 근처로 진입하는지를 늘 주의해야 한다. 작년 한해 449명의 미 시민이 여권을 분실하거나 빼앗겼고, 강도, 갈취를 당했다. 주택 침입, 차량 절도, ATM 에서 현금 인출 때 범죄의 대상이 되었다.
대중교통과 미니 버스대신 무선 호출기가 부착된 공인 택시로 왕래하는 것이 안전하다. 산보, 자전거 하이킹, 조깅을 금하고, 안전한 실내에서 운동 해야한다. 외국인 투숙객이 많은 쉐라톤 호텔이 공격당했고, 법무부 빌딩 앞에서 차량을 전소시키며 공권력을 조롱하는 범행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재무부 앞에서 군용 폭약으로 만든 사제 폭탄이 터져 인명 손상과 빌딩 일부를 훼손시키기도 했다.
폭설과 한파가 몰아쳤던 얼마전, 애난데일 한인 식당 맞은편 작은 공원 벤치에서 엘 살바도르 산 미겔이 고향인 호세 뽀요(57세)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저 체온증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오래전 희망을 찾아 미국에 온 그가 바가분도(bagabundo, 방랑자)처럼 독주에 쩔어 혹한의 밤에 홀연히 떠났다. 굿스푼 응급 숙소에 머물면서 성실하게 사역을 돕던 형제라 더욱 마음이 안타깝다. 주신(酒神) 데낄라는 도시빈민들을 취하게 하고 망가트릴 뿐이다. 영혼의 목자장이신 예수만이 진정한 살바도르가 되신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