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라차(sriracha) 를 내게 파세요
스리라차(sriracha) 를 내게 파세요
‘태양의 제국' (El Imperio del Sol) 잉카(Inca)는 프란시스꼬 피사로가 정복하기 전 남미 최대, 최강 제국이었다. 수도 꾸스꼬(Cuzco, 배꼽)를 중심으로 페루의 뿌냐(puna)지역에서 크게 번성했던 잉카는 왕을 ‘태양의 아들’로 불렀다. 페루, 볼리비아, 에쿠아도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북서부 지역까지 안데스의 고산준령을 영토로 삼아 지배했다. 15세기말에는 인구 1200만명의 대제국을 이뤘고, 해안을 따라 3,600Km 의 도로를 개척하고 안데스산맥과 나란히 도로를 낼 정도의 지혜와 능력을 갖고 있었다.
정복자들에 비해 왜소하기 그지없는 그들이 거대제국을 이끌었다는 것이 경의롭다. 남성 인디오들의 평균키가 157cm, 여자들의 평균이145cm 였다고 한다. 해발 4000 m 의 악조건 아래서도 거뜬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평지의 다른 인디오들보다 3배이상 뛰어난 폐활량, 심장박동이 유난히 느릴뿐만아니라 혈액도 2리터 이상 더 많았고, 핏속엔 산소를 나르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두배이상 높게 측정되었다. 황제의 지엄한 명령은 파발마나 병거 대신 ‘퀴푸’라는 파발꾼이 릴레이식으로 매일 240 Km 거리를 달려 명령을 전달하고, 수행여부를 보고하였을 정도로 강인했다.
비운의 마지막 황제 아타왈파(13대)가 피사로에 의해 멸망되기 전까지 유구한 역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국민에게 예외없이 적용되었던 네가지 계명 덕분이다. 첫째 계명이 께츄아 언어로 ‘아마 쑤아’(Ama Sua)다. 스페니쉬로는 '노 로바르' (no robar) 도둑질하지 말라는 뜻이다. 둘째는, ‘아마 유야’(Ama Llulla)로, ‘노 멘띠르' (no mentir) 거짓말하지 말라. 셋째는, ‘아마 께야’(Ama Quella)로, ‘노 올가산'(no holgazan) 게으르지 말라. 넷째는 ‘아마 융까’(Ama Llunk’a)로, ‘노 치스따르'(no chistar) 타인을 비난하지 말라이다.
부강한 제국을 유지하고 계승발전시키기 위하여 누구든지 네가지 계율을 최선을 다해 지켜야 했다. 왕족과 귀족들은 백성들의 존경과 신망을 받기위해 솔선수범해야 했고, 지도층 인사들의 범법시에는 면책특권과 혜택을 박탈하고 일반 백성에게 시행되었던 것 보다 훨씬 더 무거운 형벌로 다스렸다. .
매주 수요일 오전 셜링턴 라티노 인력시장 앞에서 굿스푼의 거리 예배와 무료 급식 사역이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던 오늘 점심 배식때 '아마 쑤아'를 범한 사고가 발생했다. 개봉도 안한 '스리라차' (Sriracha, 고추 소스) 새 병을 누군가 슬쩍 훔쳐간 것이다. 음식과 급식도구를 옮겨준 라티노 중 한 사람이 분명하다. '자수하여 광명찾고 매콤한 맛 함께 즐기자'라고 여러번 외쳤지만 다들 묵묵부답이다. 교훈은 각인시키면서 창피와 모멸감은 최소화하려고 '스리라차 가져가신 분 내게 5달러에 파세요'제안했다. 잠시 후 온두라스 출신의 뚱뚱한 '레네'가 화장실 뒷편 으슥한 곳에 숨겼던 장물을 가지고 나왔고 기분좋은 맞교환이 성사됐다. 성배처럼 들려진 스리라차의 매운 맛을 함께 나눈 라티노들이 환하게 웃는다. "라티노들은 다 마약쟁이,살인자, 강간자, 도둑들" 이라는 한 대선 후보의 막말은 잘못됐다. 다만 만연된 부정부패와 가난이란 족쇄가 너무 힘들어 잠시 탐심에 유혹됐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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