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과학, 반찬은 미학
밥은 과학, 반찬은 미학
도쿄 긴자(Ginza, 銀座)역 지하 상가에 위치한 초밥집 '스키야바시 지로' 는 일본 최고라는 명성을 넘어, 기네스 북에도 등재되었고, 여행 가이드로 정평있는 미슐랭(Guide Michelin)이 별 3개를 부여한 스시(sushi) 장인의 집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노 지로(Jiro Ono) 씨로 올해 90세다. 26세에 늦깍이 스시맨으로 시작했지만 64년째 ‘스시’ 에 올인 했더니 드디어 자타가 인정해 주는 최고의 달인이 되었다. 장인의 혼이 깃든 명품 스시 한점을 위해 그는 평생 커피와 담배를 입에대지 않았다. 한결같은 손 맛을 유지하기 위해 밖에 외출시엔 여름이든, 겨울이든 반드시 장갑을 끼어 손을 보호 할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
그의 명성에 비해 초밥집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예약한 10여명의 손님들을 위해 '에도 시대(江戶時代)'의 스시 전통을 고스란히 살려 10여 종류의 생선 초밥을 내어놓는 것이 전부다. 오묘한 스시 맛에 반한 유명인사들의 발걸음이 년중 계속되는 긴자의 특별한 맛집이다.
“명품 스시의 60%는 잘 지은 밥이 차지하고, 40%는 신선한 제철 생선을 골라 사용하는데 있다”며 비법을 전하는 오노 지로씨. 그가 선호하는 쌀은 알이 작고 윤기가 반지르한 햅쌀로 압력 솥에서 끈적거리지 않고 밥알이 날아다니지 않도록 짓는다. 갓 지어진 밥을 펼쳐 뜨거운 습기가 날아가도록 한후, 식초와 비법 소스를 넣어 섞는다. 거대 상어 뱃 가죽을 잘라 사포처럼 만든 강판에 필요할때 마다 고추냉이를 갈아 만든 와사비를 바른 후 학꽁치를 올리는데 불과 3초면 족하다. 부채살처럼 동그랗게 만들어진 스시에 기꼬망 간장과 사케(sake)를 넣어 만든 비법 소스를 발라 손님 상에 내면 스시의 황홀한 맛에 취한 손님들은 “입에 넣는 순간 샤베트 처럼 사르르 녹았다”며 찬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가난한 도시빈민들을 위해 10년째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굿스푼 주방에도 오노 지로씨 같은 밥짓는 달인, 반찬의 달인들이 수두룩하다.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돌, 니카라과, 중미 출신의 라티노들은 옥수수 가루로 호떡처럼 만든 ‘또르띨야(tortilla)’를 선호하는 반면,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등 남미 출신 라티노들은 쟈스민 쌀로 지어진 밥을 좋아한다.
“잘 지어진 밥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 쌀 눈이 떨어지지 않도록 마사지하듯 7번 깨끗이 닦은 후, 물 높이를 조정하여 30분이상 불려 지으면, 밥 주걱에 밥알이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탱글탱글한 명품 밥이 완성된다. 거기에다 도시빈민들의 건강을 위해 영양소(nutrients) 까지 꼼꼼하게 따져 만든 반찬을 곁들이면 과학에 미학까지 더한 사랑과 정성이 담긴 결정체가 된다. 밥 짓고, 감자 삶고, 반찬 만들고, 국 끓이고, 커피 내려 빈민들을 섬기다 보니 벌써 11월이 되었다. ‘빠보(터키)’ 노르스름하게 구워 도시빈민들과 함께 하는 추수감사절을 준비해야 겠다
(도시빈민선교 참여 703-622-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