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쿤구니야 열병 (Chikungunya Fever)
치쿤구니야 열병 (Chikungunya Fever)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생물 중 하나가 모기(Mosquito)다. 모기가 무서운 이유는 강탈당한 피가 아깝고 물린자리가 가려워서가 아니라, 침을 피부에 삽입할 때, 타액과 함께 말라리아, 뎅기, 치쿤구니야, 황 열병 같은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함께 주입하기 때문이다.
몸 길이 4-5 mm 에 불과한 모기를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은 실로 경이롭기까지하다. 웽~ 소리를 내며 귀끝을 스칠 때 모기는 초당 300회를 날개짓 한다. 암컷 한마리가 300-700개의 알을 낳으며, 100개의 낱눈이 포도송이처럼 연결되어 겹눈을 이룬다. 먹잇감의 체온, 체습, 땀, 젓산, 이산화탄소 냄새를 맡아 접근케하는 촉수의 후각은 최신 레이더 처럼 민감하다. 사시미 칼 끝처럼 날카로운 6개의 침이 껍데기에 쌓여있다가 순식간에 혈관을 찾아 흡입하는 민첩함도 갖고있다
수컷은 침이 약해 동물 표피, 사람의 피부를 뚫지 못해 식물의 잎파리와 과일의 즙을 먹으며 사는 것과 달리 암컷 모기는 알을 낳기 위해 필사적으로 흡혈 대상을 찾아 비행한다. 지상으로부터 1-2m 높이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향하여 지그재그로 날아다니다 10-25m 떨어진 곳에 있는 동물이나 사람의 체취를 맡으면 무서운 속도로 목표물을 향해 돌진한다. 체온이 더 뜨겁고, 피부에 습기가 더 촉촉하면서 뚱뚱하고, 땀냄새와 체취가 강한 대상을 선별하면 잔인한 흡혈을 시작한다. 머리는 최대한 숙이고, 뒷발로 몸통을 최대한 높이든 다음, 침을 혈관(vessel)에 박고 한껏 빨아마신 다. 납작했던 배에 선혈이 가득채워지면 은신처로 피신하여 난소에서 난자가 숙성되도록 기다린 후 150-200개의 알을 낳는다.
빨갛게 부풀어 오르며 가려운 이유는 뭘까, 모기가 항혈액 응고제(anticoagulant)를 넣으면 몸에선 항원항체방어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외부침입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면역 전쟁이 벌어지고 히스타민이 분비되면서 피부가 빨갛에 부풀어 오르며 가렵게 된다.
열대와 아열대에 서식하는 흰줄 숲 모기에 의해 옮겨지는 ‘치쿤구니야 열병’이 발견된 것이 1953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다. ‘치쿤구니야’는 스와힐리(Swahili)어로 ‘심각한 관절통 때문에 잔뜩 구브 린 채 절뚝 거리며 걷는다’는 의미다. 생명에는 지장이없지만 뎅기열(Dengue Fever), 황 열(Yellow Fever) 보다 더욱 극심한 관절통이 특징이다.
지난 8월 중순 멕시코 티후아나로 단기 선교를 다녀왔던 최장로(58세)가 열흘동안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치쿤구니야 증세 때문인지 화씨 103도를 넘는 고열, 밤이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두통, 송곳으로 찌르는듯한 근육통, 무릎과 복숭아 뼈 관절이 퉁퉁 부어 걷기 조차 어려워 출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예방 백신이나 약은 아직 없다. 철저한 예방이 최고의 치료약이 된다.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비뚤어 진다는데 여전히 기승을 부려 문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