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를 위한 특별한 추천서
홈리스를 위한 특별한 추천서
추천서를 의뢰하는 다양한 분들이 굿스푼을 방문한다. 미국내 유수한 대학, 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청소년들, 시민권 시험과 연방 정부 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그동안의 봉사와 후원 기록을 추천서와 함께 첨부하려는 분들, 오바마 케어 조차 갖을 수 없는 도시빈민들이 무료 진료를 받게 해달라며 요청하는 레퍼런스 레터들이다.
전립선 문제로 오랫동안 힘들어하던 페루 출신 길례르모 바르가스(60세)가 버지니아 주립대 병원에서 무료 수술을 받도록 추천서를 작성했다. 피 섞인 소변을 보면서 고통으로 허리를 펴지 못하던 그의 병증을 설명했고, 굿스푼 응급숙소에 5년동안 살았던 그의 장성한 두딸과 손녀들의 열악한 경제적 상황을 상세히 적어 선처를 바라는 내용을 담았다.
권 형제는 중국 베이징 한의과 대학에서 한의 공부를 마쳤고 이슬람권 선교사로 헌신하려는 꿈을 갖고 있다. 뉴올리언즈 뱁티스트 신학대학원 입학을 위해 피추천인의 신원 증명, 신앙 증명, 추천을 포함한 상세한 질문들로 가득한 서류에는...그와 언제 만났는지, 언제부터 출석했는지, 성품은, 신앙은, 장점은, 단점은, 결혼 생활은, 이혼 유무, 금치산의 문제, 신학 공부를 마친 후 그의 목회 비젼은 ...입학 여부가 달린 중요한 질문들을 위해 오래동안 심사숙고했고 자필로 적었다.
엘살바도르 출신 후아나 엘리자베스(48세)는 셜링턴 라티노 일일 노동자 센터에 홍일점이다. 건장한 중미 출신의 라티노 노동자들이 서성대는 틈바구니에서 작고 병색이 짙은 후아나가 차지할 일자리는 없다. 하루종일 서성이다 쉘터로 돌아가는 여성 홈리스다.
알링턴 병원에서 호흡기 질환인 폐기종이 악화돼 수술을 받고 퇴원한 것이 금년 초봄이다. 당장 오갈데가 없어서 찾은 곳이 폴스처치에 있는 베일리 쉘터(Bailey Shelter)다. 쉘터는 남성 36명, 여성 14명, 총 50명의 노숙자들에게 응급 숙소를 제공한다. 혹한기 겨울에는 저체온증 (Hypothemia)으로 동사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70석으로 침대를 늘여 노숙자를 받는다. 쉘터를 이용하는 최다 인종그룹이 라티노다. 이어서 실직, 이혼, 전쟁 후유증으로 홀로 된 백인 노숙자들, 다음이 흑인 노숙자, 최저 인종이 아시안이다.
후아나가 특별한 추천서를 요청한다. 며칠전 굿스푼이 선물한 옷 보따리에는 아직 상표를 떼지 않은 고가의 여성 옷들이 많이 있었다. 쉘터 한켠에 감춰뒀던 후아나의 옷들이 직원들의 눈에 띄었고 해명을 요구하는 낯 뜨거운 질문이 던져졌다. 어떻게 가질 수 있었는가? 훔친 것은 아닌가? 혹 매춘으로 ?....영어가 서툰 후아나가 굿스푼이 준 선물이라고 해명을 했지만 의구심 가득한 직원들이 굿스푼의 사실 증명이 없으면 퇴소 시키겠다는 청천벽력같은 통보였다.
굿스푼 로고가 선명한 레터 헤드에 후아나가 소지한 옷들은 굿스푼이 준 선물이니 오해를 풀고 수술 후 아직 가료가 필요한 가엾은 여인을 내치지 말라는 내용을 적어 쉘터 직원에게 직접 전달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