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여행 (Un Viaje Sin Retorno)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돌  출신의  가난한 라티노들이  국경에 장벽이 세워지기 전 밀입국 하려고 극단적인  선택도 주저하지 않는다.  과테말라와 인접한 멕시코 유카탄 남부의 국경도시  ‘떼노시께’ (Tenocique)와  서부 태평양 연안의 ‘치아빠스’ (Chiapas)에서 출발하는 화물열차 지붕엔 중미출신 라티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멕시코  시티(DF) 에서 합류 후  서쪽 라인은 태평양 해안으로 북상하다가  바하 캘리포니아 티후아나(Ciudad Tijuana)까지, 중부 라인은 애리조나 주와 인접한  후아레스(Ciudad Juarez),  동부 라인은 텍사스 주 경계의  누에보 라레도와  레이노사까지 이어진다. 

비교적 안전한 객차나  버스 대신 위험한 화물 열차 꼭대기에 올라  긴 여정에 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죽음의 기차’란 별명이 붙은 ‘라 베스띠아’ (La Bestia, 짐승) 를 타고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여행에 나선 처지가  작금의 중남미 현실같아 너무 안타깝다.

첫째는 여행 경비 조차 마련할 수 없는 가난 때문이다.   식솔들을 배부르게 부양하겠다던  미국행 꿈은 멕시코 종단을 채 마치기도 전에 끝나버리기 일쑤다.  안전 장치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열차 지붕위에서  낙상 사고가 빈발한다.  몇 달씩 계속되는 고단한 여정은 떨어져 수족이 잘리거나 목숨을 잃는 큰 불상사로 끝나고 만다.  

둘째는 자국엔 더 이상 소망이 없고 생명을 노리는 위협이  증폭되고 있어서다.  전 사회에 만연한 부정 부패는 자정 능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국제적 폭력 집단으로 성장한 범죄 조직들의 살인, 납치, 갈취와  폭력은 극대화 되고있고,  유약한 공권력으론 통제 불능 상태로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엘살바돌과  온두라스의  주요 도시들은 현재 전쟁중인 시리아나 이라크 보다 더 위험하고 2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매일 속출하고 있다. 버틸 힘이  없어서,  더 이상 폭력과  수탈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은 라티노들이  대 탈주에 속속 가담하고 있다.  

세째는 미증유(未曾有)의  국경 장벽이  건립될까 염려 되어서다.   250억 달러의 예산으로  미국판 만리장성이 세워지고 나면  미국행 기회가 영원히 사라질까 봐 어린 아이들까지 들쳐 업고 목숨을 건 마지막 밀입국 시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멕시코 국경도시 쉼터에 수용되어 있는 온두라스 출신의 나탈리아(20세)를 비롯한 수천, 수만의 중미 출신 라티노들이   떠나 온 자국에 돌아 갈 수도,  국경 순찰이 대폭 강화된  미국으로 밀입국 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처해있다.   먹잇감을  찾아  주위를 맴도는 ‘엘 꼰도르’ (El Condor, 독수리) 처럼  저들의 몸값을  노리는 마약 카르텔  ‘마따 세따’의 인신매매  덫이 사방에 놓여있다.

최근 애난데일에 거주하는  알프레도(38세) 가 온두라스 고향집에 남겨뒀던 어린 두 아들을 품에 안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다.  험난한 여정속에서 안전하게 도착한 아들과 상봉할 수 있었음은 주께서 베푸신 기적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알프레도가  이른 새벽  가족들을 위해 일자리를 찾으러 거리로 나선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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